국립중앙의료원 한방진료부,
HIV·AIDS 환자 대상 전통 동아시아 의학의
임상 근거 종합 분석 연구 발표
- 29개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3,783명 분석… 증상 관리·통증·삶의 질·면역 관련 지표에서 잠재적 유용성 시사
- 의학·한의학 협진 모델 구축·약물 상호작용 후속 연구를 통해 임상 현장에서 안전한 활용 기대



국립중앙의료원(원장 서길준) 한방진료부 연구팀(한방내과 김진원 전문의, 침구과 윤인애 전문의, 하지수 전임의)이 HIV·AIDS 환자를 대상으로 한약, 침, 뜸 등 전통 동아시아 의학(Traditional East Asian Medicine, TEAM)의 임상연구 근거를 종합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HIV·AIDS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T)의 발전으로 지속적인 약물 관리가 가능한 만성 질환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질환 자체 또는 치료와 관련하여 말초신경병증 등 합병증을 비롯해 만성 통증, 소화기 장애, 수면장애,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문제 등이 환자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증상을 관리하기 위한 보완적·통합적 접근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으나, 전통 동아시아 의학과 관련한 임상연구 근거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연구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국내외 주요 의과학 데이터베이스에서 총 29건의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3,783명 대상)을 선정하여 분석했다. 선정된 29건의 임상시험 중 치료 중재는 한약 치료가 1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침 치료 9건, 침·뜸 병용 치료 3건, 뜸 단독 치료 1건, 추나 치료 1건, 혈위첩부요법 1건순이었다.
분석 결과, 기존 임상시험들에서는 전통 동아시아 의학 중재가 HIV·AIDS 환자의 증상 관리, 통증, 삶의 질 및 면역 관련 지표에서 잠재적 유용성을 나타냈다. 침 치료 및 침·뜸 병용 연구에서는 말초신경병증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 등 통증 관련 지표와 일부 HIV 관련 증상이 개선됐으며, 한약 치료 연구에서는 CD4+ T세포 등 면역 관련 지표와 구강 칸디다증, 설사 등 일부 증상이 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일부 연구에서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단독군에 비해 한약 또는 뜸을 병용했을 때 면역 관련 지표가 개선되고 이상 반응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 연구에서는 간 기능 이상 발생률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단독군에서 33.84%인 반면 한약 병용군에서는 12.50%로, 한약 병용의 잠재적 이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진원 국립중앙의료원 한방진료부장(한방내과 전문의, 책임연구자)은 “이번 연구는 전통 동아시아 의학이 기존의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HIV·AIDS 증상 관리와 삶의 질을 지원하는 보완적 접근으로 활용될 가능성과 현재의 근거 수준을 종합적으로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안전한 임상 활용을 위해서는 한약과 항레트로바이러스제 간 상호작용을 비롯한 체계적인 안전성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의학과 한의학 간 다학제 협력 모델과 표준화된 안전성 평가를 포함한 후속 연구를 통해 통합적 HIV·AIDS 진료의 근거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본 연구는 국립중앙의료원의 연구비 지원(연구명: HIV/AIDS 환자들의 한의치료 체험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을 받아 수행됐다. 이번 논문에는 하지수 전임의와 윤인애 전문의가 공동 제1저자로, 김진원 국립중앙의료원 한방진료부장과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임정태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해당 논문은 「Current research status and clinical effects of traditional East Asian medicine in HIV/AIDS: A scoping review」라는 제목으로 통합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European 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에 지난 8월 게재됐다. (끝)